Tabula Scalata: A Picture in Two Directions

세로로 골이 진 같은 패널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두 장면. 한쪽에서는 흰 옷을 입은 여성의 초상이 이어지고, 다른 쪽에서는 해골의 얼굴이 이어져 보인다.
1580년경 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 같은 패널의 두 방향이다. 세로 프리즘의 한쪽 면들은 여성 초상을, 반대쪽 면들은 해골을 완성한다. Unknown artist · ca. 1580 · Scottish National Portrait Gallery object views · Public Domain · Source

Artifact

정면에서 보면 세로줄 사이로 두 얼굴이 잘못 끼워 맞춰진 듯하다. 왼쪽으로 옮기면 줄마다 같은 쪽을 향한 면이 이어져 한 인물의 초상이 되고, 오른쪽으로 옮기면 다른 면들이 모여 전혀 다른 얼굴을 만든다. 화면이 그림 두 장을 번갈아 재생하는 것이 아니다. 얇고 긴 삼각기둥의 서로 반대되는 면에 두 이미지를 잘라 그려 놓고, 관람자의 위치가 어느 면들을 한 줄로 결합할지 결정한다.

이 장치는 라틴어로 tabula scalata—대략 ‘사다리 모양의 그림’—라 불렸다. 영어권에서는 ladder picture, turning picture, channel anamorphosis 같은 이름도 사용한다. 이름은 달라도 핵심은 평평한 캔버스 대신 골이 진 표면을 만들고, 하나의 장소에 서로 배타적인 두 시야를 물리적으로 배치한다는 데 있다.

Observation

타불라 스칼라타의 각 세로 막대는 삼각형 단면을 가진다. 한 초상을 여러 개의 좁은 띠로 자른 뒤 모든 막대의 왼쪽 면에 순서대로 그리고, 다른 초상은 오른쪽 면에 나누어 그린다. 관람자가 왼쪽에 서면 오른쪽을 향한 면들이 가려지고 첫 이미지의 띠만 연결된다. 반대편에서는 정확히 반대가 일어난다. 정면은 두 그림의 완성 지점이 아니라 양쪽 면이 뒤섞이는 경계다.

피렌체 갈릴레오박물관에는 루도비코 부티가 1593년에 만든 광학 장치가 남아 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위에서 아래 앞쪽을 향해 보면 로렌 공작 샤를 3세가 나타나고, 앞에 설치된 거울을 통해 반대쪽을 보면 그의 딸 크리스티나의 초상이 보인다. 목재 프리즘과 거울, 관람 높이와 방향이 그림의 일부였다.

클림 베이난츠의 연구는 이런 장치가 단순한 눈속임이 아니라 관람자의 신체 참여를 요구하는 르네상스의 시각 퍼즐이었다고 설명한다. 정치적 초상, 시, 지도와 과학 기구가 놓인 방 안에서 그림은 한 번 보고 끝나는 표상이 아니라 움직이고 위치를 찾아야 뜻이 열리는 문턱으로 작동했다.

Multiple Lenses

표면의 렌즈

평평한 그림에서 한 점은 대체로 한 색과 한 이미지에 속한다. 타불라 스칼라타에서는 같은 수직선의 양쪽 면이 서로 다른 그림에 속한다. 화면의 면적을 두 배로 늘린 것이 아니라, 깊이 몇 센티미터를 이용해 정보의 방향을 분리했다. 얕은 부조가 저장 공간이자 선택 장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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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자의 렌즈

관람자는 두 이미지 가운데 하나를 해석으로 고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몸이 어느 쪽에 있느냐가 실제로 눈에 들어오는 표면 조각을 바꾼다. 구멍 하나에서만 반듯해지는 원근법 방이 단 하나의 시점을 정답으로 만든다면, 타불라 스칼라타는 적어도 두 개의 정답을 서로 다른 자리로 갈라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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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의 렌즈

두 초상이 부부나 부모와 자녀, 통치자와 상징처럼 연결될 때 어느 쪽을 먼저 보느냐도 의미를 만든다. 부티의 장치에서는 아버지 샤를 3세와 딸 크리스티나가 목재 프리즘과 거울을 통해 한 구조에 결합된다. 한 인물은 다른 인물을 덮어 지우지 않지만, 둘을 정면에서 동시에 소유할 수도 없다. 관계는 합성된 한 얼굴이 아니라 위치를 바꿀 때 생기는 전환으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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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계보의 렌즈

오늘날의 렌티큘러 인쇄와 삼면 회전 광고판도 관람 각도나 프리즘 면에 따라 이미지를 바꾼다. 그러나 타불라 스칼라타에는 투명 렌즈막이나 모터가 필요하지 않다. 나무 표면의 골과 관람자의 보행만으로 전환이 일어난다. 오래된 그림은 현대 디스플레이의 조상이기보다 ‘한 화면은 하나의 고정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가정을 일찍부터 깨뜨린 별도의 인터페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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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st

이 장치를 처음 보면 ‘한 판에 그림 두 장을 숨긴 기발한 절약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두 이미지가 같은 자리에 있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이미지마다 완성되는 장소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면은 가장 객관적인 위치가 아니라 정보가 최대한 섞여 있는 실패 지점이고, 옆으로 비켜서는 행동이 오히려 그림을 정확하게 만든다.

그래서 관점은 내용에 덧붙이는 의견이 아니다. 이 그림에서는 관점이 없으면 내용 자체가 조립되지 않는다. 동시에 모든 관점을 합치면 더 완전한 하나의 그림이 되는 것도 아니다. 두 초상은 서로를 보충하면서도 각자의 자리를 요구한다. 진실이 관점마다 다르다는 익숙한 비유보다 더 이상한 모델이다. 어떤 화면은 애초에 서로 양립하지 않는 두 완성 상태를 공간 속에 따로 배치할 수 있다.

Core Question

같은 화면이 정면에서는 조각나고 좌우의 정해진 자리에서만 서로 다른 두 초상을 완성한다면, 그림의 내용은 표면에 있을까 관람자가 몸을 옮겨 선택한 시선에 있을까?

Hans Holbein the Younger, The Ambassadors, 1533

런던 내셔널갤러리의 The Ambassadors는 정면에서는 길게 찌그러진 얼룩처럼 보이는 형태를 오른쪽 아래의 비스듬한 시점에서 해골로 바꾼다. 두 작품 모두 ‘틀린’ 자리에서 물러나 특정 시점을 찾아야 이미지를 복원한다. 차이는 홀바인의 평평한 화면이 정상적인 두 인물 위에 숨은 해골 하나를 추가하는 반면, 타불라 스칼라타는 골진 물질 표면에 두 완성 이미지를 대등한 방향으로 갈라놓는다는 데 있다.

Akira Kurosawa, Rashomon, 1950

크라이테리언의 “라쇼몽 효과”는 같은 사건에 대한 목격담들이 기억과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모순되는 구조를 설명한다. 영화에서는 관객이 시간 순서대로 여러 진술을 보며 어느 것이 참인지 판단한다. 타불라 스칼라타에서는 모순이 서사보다 먼저 물질에 배치되어 있다. 관람자는 증언을 듣는 대신 몸을 좌우로 옮겨 같은 패널의 양쪽 진술을 차례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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