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ophone · Margaret Watts Hughes’s Voice Figures

검은 바탕 위에 별, 로제트, 나뭇가지처럼 퍼진 흰색 가루 무늬 여러 개가 배열된 에이도폰의 건식 목소리 도형
한 목소리는 하나의 선으로 적히지 않는다. 막 위의 가루는 중심에서 갈라지고, 고리와 방사선, 잎맥 같은 가지를 만들며 서로 다른 안정된 자리로 이동한다. Margaret Watts Hughes, The Eidophone (1904) 수록 도판 · 1,200×765 표시본 · Public Domain · Public Domain Review · 역사 도판은 완성된 무늬를 보여 주지만 노래의 음높이·세기, 막의 순간 운동, 재료가 이동한 시간 순서는 보여 주지 않는다.

Artifact

1880년대 중반, 웨일스 출신 성악가이자 과학 실험가였던 마거릿 와츠 휴스는 자신의 목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에이도폰은 아래쪽의 수음기와 관, 위쪽의 팽팽한 고무막으로 이루어졌다. 관에 대고 한 음을 길게 노래하면 공기의 압력 변화가 막을 흔들었다. 막 위에 흩어 둔 모래, 씨앗, 리코포디움 가루는 흔들리는 곳에서 밀려나고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작은 자리로 모였다.

그 결과는 단순한 원 하나가 아니었다. 음높이, 음색, 소리의 세기, 막의 장력, 올린 물질의 종류와 양이 달라지면 별, 양치식물, 로제트, 데이지처럼 보이는 도형이 나타났다. 휴스는 이것을 “Voice Figures”라 불렀고, 특히 액체 안료로 생긴 형상을 “Voice Flowers”라고 묘사했다. 1891년 《Century Magazine》에 실험을 소개하고, 1904년에는 에이도폰과 도형들을 책으로 묶었다.

Observation

에이도폰은 소리를 선으로 충실하게 옮기는 기록계가 아니다. 축음기의 홈처럼 나중에 바늘로 읽어 같은 음을 재생할 수도 없다. 막의 모든 지점이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대신 진동 모드가 생기고, 입자들은 그 운동장에서 특정 위치로 이동한다. 한동안 유지된 소리는 물질의 분포를 바꾸고, 소리가 멎은 뒤에도 그 배열만 남는다.

휴스는 젖은 색소를 쓸 때 더 복잡한 문제를 만났다. 액체는 막 위에서 솟고 갈라지며 순간적인 꽃 모양을 만들었지만 곧 무너졌다. 그는 도형이 가장 또렷한 순간에 유리판을 대거나, 작은 휴대형 에이도폰을 유리 위로 움직여 흔적을 받았다. 목소리를 고정하려는 손동작이 기록 과정에 들어온 셈이다. 장치, 성대, 재료, 타이밍과 손의 판단이 함께 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Multiple Lenses

소리는 좌표를 직접 그리지 않았다

목소리가 꽃잎의 윤곽을 공기 중에서 이미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다. 소리는 막 전체에 경계 조건을 만들고, 가루와 액체가 그 조건 아래에서 이동한다. 이미지는 음파의 초상이라기보다 진동계가 선택한 안정된 자리들의 지도다.

기록은 재생 대신 잔류를 택했다

축음기는 흔적을 다시 운동으로 바꾸어 소리를 되살린다. 에이도폰의 도형에는 그런 역변환 경로가 없다. 대신 한 번의 공연이 물질에 남긴 결과를 보존한다. 무엇을 기록이라고 부를지는 원본을 되살릴 수 있는가보다 사건이 사라진 뒤 무엇이 지속되는가에 달라진다.

목소리의 차이는 재료의 차이와 얽혔다

같은 가수가 같은 음을 내도 막의 장력이나 가루의 양이 달라지면 무늬가 바뀐다. 반대로 비슷한 형상도 서로 다른 소리와 조건에서 나올 수 있다. 도형은 목소리만의 지문이 아니라 목소리와 장치가 만난 관계의 지문이다.

관찰자는 마지막 순간을 골랐다

액체 꽃은 계속 움직이고 곧 사라진다. 유리판으로 떠낼 때를 정하는 일은 중립적인 복사가 아니라 선택이다. 실험자는 자연이 만든 도형을 발견하는 동시에, 어느 순간을 작품으로 남길지도 결정한다.

목소리는 얼굴 없이 나타났다

19세기의 음성 기록은 화자의 존재를 몸에서 분리하기 시작했다. 에이도폰도 보이지 않는 목소리를 흔적으로 바꾸지만, 말의 뜻이나 사람의 얼굴 대신 대칭과 분기의 형태를 남겼다. 개인의 음성은 알아볼 수 있는 초상과 낯선 추상 사이에 놓였다.

Twist

에이도폰은 목소리를 보이게 했지만 목소리 자체를 보존하지 않았다. 남은 꽃은 소리를 거꾸로 복원할 수 있는 암호가 아니라, 소리가 특정 막과 물질을 통과할 때 한 번 일어난 재배열이다. 기록 장치처럼 시작한 실험이 재생 불가능한 이미지 제작기가 된다.

그러므로 이 도형의 충실함은 닮음에 있지 않다. 그것은 한 음의 정확한 복제본이 아니라 그 음이 실제로 힘을 가했다는 물질적 증거다. 목소리는 사라졌지만, 무엇인가를 움직였다는 사실은 꽃처럼 남았다.

Core Question

목소리가 막과 안료를 거쳐 되돌려 들을 수 없는 꽃무늬가 된다면, 이것은 소리의 기록일까 아니면 소리가 만든 새로운 물질적 작품일까?

판 위의 모래는 보이지 않는 마디를 드러냈다

에른스트 클라드니의 진동 도형은 활로 금속판을 울리고 모래가 정지선에 모이게 했다. 에이도폰도 입자를 통해 진동 모드를 보이지만, 클라드니의 판은 기계적으로 구동되는 기하학적 실험이고 휴스의 막은 노래하는 몸, 가변적인 재료와 순간 포착을 한 장면에 묶는다.

방은 목소리를 지우며 자기 소리를 남겼다

앨빈 루시어의 I Am Sitting in a Room(1969)은 녹음한 문장을 같은 방에서 되풀이해 재생·재녹음하여, 말이 사라지고 공간의 공진만 남게 한다. 에이도폰도 목소리의 의미보다 진동계의 선호를 드러낸다. 다만 루시어의 변환은 끝까지 들을 수 있는 시간 과정이고, 에이도폰은 그 과정을 침묵한 평면으로 접는다.

그림이 소리가 되는 방향을 거꾸로 돌렸다

노먼 매클래런의 단편 Synchromy(1971)는 필름의 광학 음향 트랙에 그린 무늬를 소리로 읽고, 같은 도형을 화면에도 펼친다. 이미지가 소리를 만드는 영화와 달리 에이도폰은 소리가 이미지를 만든다. 두 작업을 나란히 놓으면 변환의 방향보다 어느 감각에서 다시 읽을 수 있는지가 기록의 성격을 바꾼다는 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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