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llo

알베로벨로의 흰 석회벽 위로 회색 석회암 판을 겹쳐 만든 여러 원뿔 지붕이 솟아 있다.
흰 벽 위에 회색 돌판을 층층이 겹친 원뿔 지붕들이 맞닿아 있다. 사진은 바깥 지붕의 중첩과 마을의 밀도를 보여 주지만, 벽 속의 잔돌 심과 안쪽 돔, 집 아래 저수조는 보여 주지 않는다. Pizzaemandolino / Wikimedia Commons · CC0 1.0 · Source

Artifact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의 트룰로는 석회암으로 만든 작은 집이다. 알베로벨로의 두 구역에는 이런 건물이 1,500채 넘게 모여 있다. 벽은 석회암 기반암 위에 모르타르나 시멘트 없이 바로 쌓고, 두 겹의 돌벽 사이를 작은 잔돌로 채운다. 하얀 회벽은 바깥 면을 하나의 밝은 덩어리처럼 보이게 하지만, 그 내부는 서로 다른 크기의 돌들이 압축과 마찰로 자리를 지키는 조립체다.

직사각형 방 위에 곧바로 원뿔을 얹을 수는 없다. 모서리의 작은 아치인 스퀸치가 네모난 벽의 평면을 원형이나 타원형 지붕 단면으로 바꾼다. 그 위에서 각 석회암 층은 아래층보다 조금씩 안쪽으로 내밀며 올라간다. 쐐기 모양 돌로 만든 안쪽 돔은 마지막 닫힘돌에서 끝나고, 바깥에는 얇은 석회암 판을 겹친 방수 원뿔이 한 겹 더 놓인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원뿔은 천장 자체가 아니라 두 지붕 사이의 외피다. 안쪽 돌은 실내를 닫고 하중을 벽으로 전달하며, 바깥의 chianche 또는 chiancarelle는 비를 흘려보낸다. 하나의 형태가 구조와 날씨 대응을 맡되, 두 겹은 서로 다른 일을 한다.

Observation

UNESCO의 기술 설명은 트룰로의 돌 일부가 집 아래 저수조를 파면서 나온 석회암이고, 나머지는 밭과 노두에서 모은 돌이라고 기록한다. 땅을 파 물 저장 공간을 만들면서 나온 재료가 그 위의 집을 세운 셈이다.

지붕 밑의 돌출 처마는 물을 아무 곳으로나 떨어뜨리지 않는다. 빗물은 홈이 파인 돌판을 지나 집 아래 저수조로 향한다. 지붕·처마·수로·저수조가 수직으로 연결되면서 원뿔은 실내를 덮는 덮개인 동시에 물을 모으는 집수면이 된다.

두꺼운 벽에는 문과 작은 창, 벽난로와 벽감이 뚫려 있다. 벽의 두께는 단순한 과잉 질량이 아니다. 지붕의 바깥 밀림을 받아내고, 저장과 불, 출입을 위한 작은 공간을 그 안에 품는다. 방의 경계가 구조체이자 가구가 된다.

Multiple Lenses

네모는 모서리에서 원이 되었다

스퀸치는 평면을 한 번에 바꾸지 않는다. 네 모서리를 잘라 힘이 건너갈 작은 아치를 만들고, 그 위에 더 많은 방향의 돌을 놓을 수 있게 한다. 기하학의 전환은 선을 그어 선언하는 일이 아니라, 다음 돌이 놓일 자리를 조금씩 늘리는 과정이다.

지붕은 두 겹으로 역할을 나눴다

안쪽 돔이 실내와 하중을 맡고 바깥 원뿔이 비를 맡는다. 하나의 두꺼운 지붕에 모든 성능을 섞지 않고, 맞닿은 두 표면이 서로 다른 실패를 관리한다. 바깥 돌판 일부를 손보는 일과 안쪽 공간을 지탱하는 일이 분리될 수 있다.

빗물은 집 아래 빈 공간을 완성했다

저수조는 건물 뒤에 덧붙인 설비가 아니다. 그 굴착에서 나온 돌이 벽과 지붕이 되고, 완성된 지붕이 다시 빗물을 그 빈 공간으로 보낸다. 재료의 이동과 물의 이동이 서로 반대 방향의 한 회로를 만든다.

모르타르가 없다는 말은 결합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돌들은 접착제로 굳지 않았지만 고립되어 있지도 않다. 아래층보다 조금 안쪽으로 나온 각 층, 쐐기돌의 방향, 두꺼운 벽의 질량, 바깥 판의 중첩이 함께 움직임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결합재 대신 배열 전체가 결합의 일을 한다.

Twist

트룰로의 가장 흥미로운 반전은 집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돌 사이를 영구히 봉인하는 물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 돌은 여전히 개별 부재지만, 위에서 누르는 무게와 옆 돌의 마찰, 층마다 줄어드는 반경 때문에 쉽게 빠져나갈 수 없다.

또한 지붕의 꼭대기는 가장 많은 재료가 있는 곳이 아니라 가장 적은 면적이 남은 곳이다. 아래의 넓은 벽과 수많은 돌이 조금씩 안쪽으로 물러난 결과, 마지막 작은 닫힘돌 하나가 빈 중심을 끝낸다. 중심의 힘은 거대한 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누적된 양보에서 생긴다.

그리고 집 아래의 빈 저수조는 단순한 결손이 아니다. 그 빈 공간을 파낸 덕분에 건축 재료가 나오고, 건축이 완성된 뒤에는 지붕이 모은 물이 되돌아온다. 채움과 비움이 서로를 생산한다.

Core Question

돌을 모르타르로 하나의 덩어리로 굳히지 않고 각 층을 조금씩 안으로 내밀어 원뿔 지붕을 닫고, 바깥 돌비늘은 빗물을 집 아래 저수조로 보낸다면, 건축의 견고함은 재료를 영구히 붙이는 데 있을까 느슨한 돌들이 무게·마찰·배수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데 있을까?

벽은 정해진 끝을 지나 풍경을 따라갔다

Andy Goldsworthy의 Storm King Wall(1997–98)은 현지 들돌을 마른쌓기로 이어 만든 긴 조각이다. 처음 계획한 끝에 도달한 뒤에도 벽은 숲과 연못의 지형을 따라 계속 뻗었다. 트룰로가 돌의 중첩으로 내부를 만든다면, 이 벽은 같은 비접착적 문법으로 풍경 속의 이동선을 만든다.

벽돌의 방향이 돔의 임시 지지대를 대신했다

브루넬레스키의 피렌체 돔과 그 뒤의 르네상스 돔은 벽돌의 헤링본 배열로 하중과 추력을 분산했다. Princeton의 구조 연구가 설명하듯, 일부 돔은 일반적인 거푸집 없이도 쌓는 동안 스스로 지탱되었다. 트룰로보다 훨씬 큰 규모지만, 둘 다 완성된 외형보다 쌓이는 순간의 부재 배열이 안정성을 결정한다.

삼각형 막대망은 얇은 껍질을 만들었다

R. Buckminster Fuller의 Geodesic Dome(1952) 모형은 탄성 끈과 금속으로 구면을 만든다. 무거운 돌의 압축과 가벼운 막대망은 재료가 정반대지만, 작은 부재가 반복되는 기하학 속에서 서로를 지지해 넓은 내부를 만든다는 점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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