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drop Effect
Artifact
금성이 태양 앞을 지날 때 대부분의 시간에는 밝은 원반 위에 매끈한 검은 동그라미가 떠 있다. 문제는 금성의 가장자리와 태양의 가장자리가 안쪽에서 막 만나거나 떨어지는 두 순간이다. 기하학이라면 두 원은 한 점에서 접하고 곧 분리되어야 한다. 실제 관측에서는 금성의 검은 원이 태양 바깥의 어둠과 가느다란 목으로 이어지고, 둥근 실루엣이 배나 눈물방울처럼 늘어나 보였다. 이것이 black-drop effect다.
접촉 시각은 18세기 천문학에서 단순한 장면이 아니었다. 서로 멀리 떨어진 관측자들이 금성 일면통과의 시작과 끝을 재면 시차로 태양까지의 거리, 곧 천문단위를 구할 수 있었다. 에드먼드 핼리는 접촉을 약 1초 정밀도로 잴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왕립천문학회 설명에 따르면 검은 목은 그 순간을 약 1분 폭으로 흐렸다. 한 점이어야 할 사건이 관측자마다 다른 구간이 되었다.
검은 목을 금성 대기의 그림자로 설명하려는 해석도 오래 남았다. 하지만 대기가 거의 없는 수성의 일면통과를 대기권 밖 TRACE 위성이 찍은 영상에서도 약한 검은 방울이 나타났다. Pasachoff·Schneider·Golub의 연구는 핵심 조합을 태양의 주변감광과 관측계의 점확산함수에서 찾는다. 태양은 가장자리로 갈수록 어두워지고, 망원경과 카메라는 한 점의 빛을 완전한 점이 아니라 작은 얼룩으로 퍼뜨린다. 어두운 두 영역이 가까워지면 각각의 번짐이 밝은 틈을 잠식해 실제보다 일찍 이어진 검은 목을 만든다.
Observation
Hero의 세 줄은 각각 거의 같은 순간의 ‘나쁜 선명도’와 ‘좋은 선명도’를 비교한다. 왼쪽에서는 대기 난류가 영상을 더 흐리게 해 금성과 태양 바깥이 넓게 붙는다. 오른쪽에서는 밝은 틈이 오래 남고 금성의 원형도 덜 찌그러진다. 현상은 하늘에서 한 번 일어났지만 프레임의 선명도가 접촉의 모양을 바꾼다.
그렇다고 좋은 광학계가 모든 검은 방울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태양 원반 자체가 가장자리에서 어두워지는 주변감광을 갖기 때문이다. 선명도가 유한한 관측계가 이 밝기 경사를 평균내면 금성의 검은 가장자리와 태양 바깥의 검은 배경 사이에 남은 얇은 빛이 먼저 사라진다. 검은 목은 하나의 물체가 아니라 두 어두운 영역과 그 사이 밝기 경사, 그리고 영상을 흐리는 장치가 함께 만든 형태다.
ESO의 2004년 관측 안내는 광학적 선명도가 높을수록 검은 방울이 약해지고 접촉 시각을 더 정확히 정할 수 있음을 영상열로 보여 준다. 같은 천체 운동도 해상도와 대기 상태에 따라 다른 시간 폭을 갖는 사건처럼 보인다.
Multiple Lenses
1. 점 사건이 구간으로 변한다
궤도 계산에서 접촉은 두 원의 경계가 한 점에서 만나는 시각이다. 관측 영상에서는 경계가 유한한 폭으로 번져 있으므로 ‘처음 닿음’과 ‘완전히 떨어짐’ 사이에 여러 가능한 판독이 생긴다. 수학적 순간은 측정 과정에서 시간 구간이 된다.
2. 빈틈도 측정 대상이다
관측자가 직접 보는 것은 금성이나 태양의 물질 표면이 아니다. 두 검은 영역 사이에 남은 가느다란 밝은 틈의 소멸이다. 접촉은 물체끼리 닿는 장면보다, 빛이 분해 가능한 폭 아래로 줄어드는 문턱으로 기록된다.
3. 오차는 장치 하나에만 있지 않다
검은 방울을 단순히 ‘나쁜 망원경’ 탓으로 돌리면 태양의 주변감광을 놓친다. 반대로 태양 가장자리만 탓하면 대기 난류와 점확산함수가 목의 크기를 바꾸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오차는 대상의 밝기 분포와 관측계의 응답이 합성된 결과다.
4. 실패한 측정은 장치의 초상이 된다
태양까지의 거리를 재려던 관측에서 검은 방울은 방해물이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선명도의 영상을 비교하면 그 왜곡 자체가 관측계가 세부를 얼마나 퍼뜨리는지 보여 준다. 실패한 경계는 망원경과 대기의 공동 점확산함수를 드러내는 시험 패턴이 된다.
Related Works
베일리의 구슬
개기일식 직전 달 가장자리의 골짜기를 통과한 빛은 매끈한 원을 구슬들로 분해한다. 검은 방울은 반대로 매끈한 두 경계 사이의 밝은 틈을 번짐이 지워 검은 목으로 연결한다. 하나는 실제 지형이 이상적 원을 깨고, 다른 하나는 밝기 경사와 해상도가 이상적 접촉점을 늘인다.
에어리 원반
점광원도 원형 조리개를 통과하면 점이 아니라 중심 원반과 고리로 퍼진다. 검은 방울의 점확산함수도 같은 원리로 경계를 흐린다. 다만 여기서는 고리 자체보다, 퍼진 빛이 태양 주변감광과 결합해 두 어두운 영역 사이의 틈을 지우는 결과가 중요하다.
Twist
처음 보이는 설명은 금성의 그림자가 고무처럼 늘어나 태양 가장자리에 붙었다는 것이다. 그 모양을 금성 대기의 직접적인 꼬리로 읽기도 쉽다. 그러나 거의 동시에 찍힌 선명하고 흐린 프레임을 나란히 놓으면 목의 굵기가 천체의 위치보다 영상 품질에 더 민감하게 바뀐다.
따라서 검은 방울은 하늘에 떠 있는 세 번째 구조가 아니다. 태양의 어두워지는 가장자리, 금성의 검은 실루엣, 망원경과 대기의 번짐이 합성될 때 생기는 관측 형상이다. 태양계의 크기를 재려던 천문학자들은 두 천체가 언제 닿았는지를 묻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장치가 밝은 틈을 언제 더는 분해하지 못하는지도 함께 재고 있었다.
Core Question
금성과 태양의 두 원이 기하학적으로 한 점에서 만나는 순간이 망원경의 번짐과 태양 가장자리의 어두워짐 때문에 검은 목으로 늘어난다면, 접촉 시각은 하늘에 이미 있는 사건일까 관측 장치와 밝기 분포를 역으로 풀어야 얻는 추정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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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s
- Royal Astronomical Society, “Transits of Venus”, black-drop effect and historical timing limits.
- Jay M. Pasachoff, Glenn Schneider, Leon Golub, “The black-drop effect explained”, IAU Colloquium 196, 2005.
-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The black drop effect”, Venus Transit 2004.
- Wikimedia Commons, “BlackDrop-Venus-Transit.jpg”, H. Raab, CC BY-SA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