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uid Sucker Teeth: A Protein Thermoplastic That Can Be Remolded

보존 처리된 오징어 팔의 빨판을 확대한 사진으로, 빨판 안쪽 가장자리에 톱니 모양의 고리 구조가 보이는 모습
이 사진은 박물관의 보존 처리 표본이다. 둥근 빨판 가장자리 안쪽의 단단한 고리는 단순한 흡착판이 아니라 먹이를 붙드는 미세한 이빨 띠다. shankar s. · CC BY 2.0 · [Wikimedia Commons 원본과 권리 정보](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lose_up_of_the_squid%27s_suckers_(20564604700).jpg)

Artifact

오징어의 팔과 촉수에는 수백 개의 빨판이 늘어서 있다. 많은 종의 빨판 안쪽에는 뾰족한 돌기가 원을 이루는 **sucker ring teeth(SRT)**가 박혀 있다. 흡착이 먹이를 끌어당긴다면 이 고리는 미끄러지는 표면을 걸어 잠근다. 고리 하나는 작지만, 잡힌 먹이에게는 톱니가 달린 케이블 타이처럼 작동한다.

딱딱한 생물 재료라면 보통 광물을 예상한다. 치아에는 인회석, 조개껍데기에는 탄산칼슘이 들어간다. 그러나 오징어 빨판 고리는 거의 전적으로 suckerin이라 불리는 반복 단백질로 만들어지며 광물상이 없다. ACS Nano 연구는 짧고 규칙적인 β-sheet 영역이 나노 크기로 갇혀 단단한 결절을 만들고, 더 무질서한 단백질 구간이 그 사이를 잇는다고 설명한다. 단단함과 변형 가능성이 같은 사슬의 서로 다른 구간에서 나온다.

더 기묘한 성질은 가열했을 때 드러난다. 많은 단백질은 열을 받으면 익거나 응고해 되돌릴 수 없는 덩어리가 된다. 그런데 Nature Communications의 열안정성 연구는 오징어와 갑오징어의 천연 SRT를 분쇄한 뒤 가열·압착해 새 시편으로 만들고, 반복 가공 뒤에도 구조와 기계적 성질이 상당히 보존됨을 보였다. 이 재료에는 영구적인 공유결합 가교가 없어서 단백질 사슬이 열에 의해 움직일 여지를 얻고, 식으면 β-sheet 물리적 가교가 다시 네트워크를 고정한다.

여기서 “다시 빚는다”는 오징어 몸 안에서 고리가 녹았다 붙는다는 뜻이 아니다. 살아 있는 빨판은 차갑고 젖은 환경에서 기능한다. 열가소성은 고리를 떼어 실험실 조건에서 재가공할 때 확인된 재료 성질이다. 자연은 먹이를 붙들기 위한 이빨을 만들었지만, 연구자는 그 조립 규칙을 필름·섬유·성형체로 옮겨 읽었다.

Observation

suckerin은 한 덩어리의 균일한 접착제가 아니다. 반복 서열은 β-sheet를 만드는 단단한 블록과 움직임을 허용하는 무정형 블록을 번갈아 배치한다. β-sheet는 작은 결정성 매듭처럼 하중을 받고, 유연한 구간은 매듭 사이의 변형을 분산한다. 강한 부분과 부드러운 부분이 별도 재료가 아니라 하나의 단백질 문장 안에 교대로 쓰여 있다.

공유결합 가교가 없다는 것은 약점이면서 재가공의 조건이다. 모든 사슬이 영구적으로 묶여 있다면 높은 온도에서도 네트워크가 흐르지 않아 원래 모양을 지키지만, 새 모양으로 바꾸기 어렵다. SRT의 물리적 가교는 열과 용매 조건에서 풀렸다가 냉각·건조 과정에서 다시 조립될 수 있다. 형태를 희생해 조립 규칙을 보존한다.

이 성질은 천연 고리의 대량 채취를 요구하지 않는다. Biomacromolecules 연구는 suckerin 유전정보를 미생물 발현계로 옮겨 재조합 단백질을 만들었다. Scientific Reports 연구는 반복 서열의 단단한 블록과 부드러운 블록을 조절해 물속에서 맞붙는 자가 회복 재료를 보였다. 생물의 완성된 이빨보다, 이빨을 반복해서 만들 수 있는 서열과 조립법이 공학적 자원이 된 셈이다.

Multiple Lenses

1. 이빨을 부품이 아니라 제조법으로 보기

천연 고리는 먹이를 잡는 완성품이다. 그러나 분쇄와 재성형 뒤에도 성질이 돌아온다면 중요한 것은 고리의 원래 윤곽만이 아니다. 단백질 서열이 어느 구간에서 β-sheet를 만들고 어느 구간을 유연하게 남기는지가 새 형태에서도 작동한다.

Related Concepts: 레고 벽돌의 재조립 — 완성된 모형은 해체되지만 결합 규칙과 단위 부품은 다른 형태에서 다시 쓰인다. SRT에서는 단위가 플라스틱 벽돌이 아니라 반복 단백질 블록이다.

2. 나노결정을 지퍼의 이빨로 보기

β-sheet는 긴 사슬 전체를 결정으로 굳히지 않는다. 짧은 구간끼리 정렬해 다수의 작은 고정점을 만든다. 하중은 한 개의 거대한 결합이 아니라 여러 나노 고정점에 나뉜다. 열이나 물이 사슬 운동을 허용하면 지퍼가 풀리듯 일부 정렬이 해체되고, 조건이 돌아오면 다시 맞물릴 수 있다.

Related Concepts: 거미 실크의 β-sheet 나노결정 — 실크 역시 작은 β-sheet 결정과 무정형 사슬을 결합하지만, 빨판 고리는 먹이를 긁어 붙드는 단단한 열가소성 구조로 조정됐다.

3. 재활용을 모양의 보존이 아니라 성능의 귀환으로 보기

재활용품이 원래 물건과 닮아야 할 필요는 없다. 고리를 분쇄해 평평한 시편으로 압착하면 ‘이빨’의 형태는 사라진다. 그럼에도 강성과 열적 전이가 되살아난다면 재료의 연속성은 외형보다 물성에 있다. 재가공은 복원이 아니라 다른 형태에서 같은 규칙을 재실행하는 일이다.

Related Concepts: 열가소성 플라스틱 — 가열하면 흐르고 냉각하면 굳는 석유계 고분자와 달리, SRT는 아미노산 사슬의 비공유 상호작용으로 이 순환을 만든다.

4. 진화를 코드와 표본으로 분리해 보기

오징어 한 마리에서 얻는 고리 단백질은 매우 적고 종마다 조성이 다르다. 완성된 표본을 수확하는 대신 유전자 서열을 읽어 미생물에게 생산시키면, 자연 개체는 채굴 대상이 아니라 설계 원리를 제공하는 기록이 된다. 생물모방의 단위가 외형에서 서열로 이동한다.

Related Concepts: 홍합의 닻줄은 끊어진 금속 결합을 다시 묶었다 — 홍합 족사는 금속 배위 결합을 다시 맺어 기존 실을 회복한다. SRT는 열과 물리적 가교를 이용해 아예 다른 모양의 재료로 다시 조립될 수 있다.

Twist

첫 번째 반전은 오징어의 ‘이빨’에 광물이 없다는 점이다. 단단함은 무거운 충전재가 아니라 같은 단백질 사슬 안에서 질서 있는 구간과 무질서한 구간을 배치한 결과다. 이빨은 돌을 단백질에 섞은 복합재가 아니라, 단백질이 스스로 만든 반결정성 네트워크다.

두 번째 반전은 재료가 자기 모양보다 제조 규칙을 오래 보존한다는 점이다. 고리를 갈아버리면 생물학적 부품은 사라진다. 그러나 열을 가해 사슬을 움직이고 다시 식히면 단단한 영역과 부드러운 영역의 분업이 돌아온다. 원본 형상은 일회적이지만, 서열이 지시하는 조립은 반복 가능하다.

다만 이 성질을 ‘오징어 이빨이 무한히 재활용된다’고 확대해서는 안 된다. 반복 열가공 횟수, 수분, 산화, 단백질 분해와 오염은 실제 순환성을 제한한다. 재조합 suckerin으로 만든 자가 회복 필름의 성능도 천연 고리의 생태적 기능과 동일하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완벽한 순환이 아니라, 단백질 재료에도 형태를 버리고 물성을 되찾는 경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Core Question

광물도 공유결합 가교도 없는 단백질 이빨이 가열 뒤 다시 성형되어도 강도를 보존한다면, 재료의 정체성은 원래 모양에 있을까 반복되는 조립 규칙에 있을까?

  • Spider silk nanocrystals · 작은 β-sheet 결정이 무정형 사슬을 보강한다는 점은 닮았지만, 거미줄은 인장 섬유이고 SRT는 압축·마모를 견디는 톱니 고리다. Nature Materials
  • Keratin thermoplastic processing · 깃털과 양모 케라틴도 가소화해 성형할 수 있지만, 강한 이황화 가교를 다루는 화학 처리가 필요하다. SRT는 영구 공유결합 가교가 거의 없는 물리적 네트워크라는 차이가 있다.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 Shape-memory polymer · 자극 뒤 미리 기억된 형태로 돌아가지만, SRT의 재가공은 원형 회복이 아니라 새 형상을 받아들이는 열가소성이다. NASA
  • Water-healed suckerin film · 재조합 반복 단백질은 따뜻한 물에서 절단면을 다시 붙일 수 있다. 천연 고리의 열가소성과 같은 서열 논리를 이용하지만, 공학적으로 조절한 별도 재료다. Scientific Reports
  • Mussel byssus · 홍합은 기존 연결망의 끊어진 금속 결합을 다시 묶고, SRT는 β-sheet 물리적 가교를 풀어 새 형상으로 재조립한다. ‘회복’과 ‘재성형’의 경계를 보여 주는 내부 대비 사례다. Artifact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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