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nichthyidae · 헤모글로빈 없이 산소를 나르는 남극 빙어류

길고 납작한 머리와 큰 가슴지느러미를 가진 검은지느러미빙어의 측면 과학 삽화
몸 앞쪽의 큰 머리와 넓은 지느러미, 길게 이어진 몸통이 보인다. ‘얼음물고기’라는 이름과 달리 얼음처럼 투명한 물체라기보다 바닥 가까이 사는 창백한 물고기의 형태다. Larayukii · Chaenocephalus aceratus (Blackfin Icefish) · Wikimedia Commons · CC0 1.0 · 812×582. 이 삽화는 종의 외형만 보여 준다. 무색에 가까운 혈액, 커진 심장과 혈액량, 넓어진 모세혈관, 차가운 바닷물 속 산소는 보이지 않는다.

Artifact

남극해의 악어빙어과(Channichthyidae)는 성체 척추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혈액에 헤모글로빈이 없다. 대부분의 척추동물은 적혈구 안의 헤모글로빈에 산소를 붙여 대량으로 운반한다. 이 물고기들의 혈액은 붉지 않고 희고 반투명하며, 산소는 결합된 화물이 아니라 혈장에 직접 녹은 기체로 이동한다.

2025년 유전체 비교 연구는 빙어류 조상에서 두 헤모글로빈 유전자 군집이 서로 다른 사건으로 사라졌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쪽에는 tRNA 증폭과 전이요소가, 다른 쪽에는 전이요소가 풍부한 경계와 새로운 유전체 조각이 관여한 흔적이 남았다. 이것은 매끈한 설계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삭제가 한 혈통에 누적된 역사다.

Observation

헤모글로빈이 없는 혈액이 나를 수 있는 산소는 붉은 피를 가진 가까운 친척의 약 10퍼센트다. 차갑고 산소가 풍부한 남극해에서는 물에 더 많은 산소가 녹고 대사율도 낮아 이 방식이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환경만으로 부족한 운송량이 저절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빙어류의 심장은 같은 크기의 붉은 피 물고기보다 크고, 몸무게당 심박출량은 네 배에서 다섯 배에 이른다. 혈액량은 최대 네 배이며 모세혈관 지름도 크다. 한 번에 적게 싣는 대신 훨씬 많은 액체를 넓은 관으로 빠르게 순환시킨다. 집중된 운반체를 잃자 펌프, 유체량, 배관의 기하가 함께 바뀌었다.

이 특징을 ‘추위에 완벽히 적응한 효율’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헤모글로빈 상실은 에너지 비용을 높이는 불리한 사건이었다는 해석이 강하고, 철 부족이 선택 압력이었는지 또는 차갑고 산소 많은 물에서 결손이 단지 견딜 만했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살아남은 구조는 최적해라기보다 결손을 몸 전체로 분산시킨 작동 가능한 상태일 수 있다.

Multiple Lenses

운반체가 사라지면 매질이 일을 떠맡는다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선택적으로 붙잡는 고밀도 운반체다. 그것이 사라지자 혈장은 산소를 직접 녹여 나르는 매질이 된다. 운송은 ‘좋은 화물칸’의 성능에서 ‘얼마나 많은 매질을 얼마나 빨리 돌리는가’의 문제로 이동한다.

Related Concepts: 용해도와 산소 운반 — 결합 운반이 사라지면 용해된 산소의 농도와 전체 유량이 중요해진다.

작은 효율 저하는 큰 기하 변화가 된다

산소 운반 능력의 손실은 한 단백질 안에 머물지 않는다. 더 큰 심장, 더 많은 혈액, 넓은 모세혈관으로 번역되어 몸의 공간 배치를 바꾼다. 결손은 국소적이지만 보상은 전신적이다.

Related Concepts: 심박출량과 혈액량 — 한 번의 운반량이 줄면 순환의 크기와 속도가 커진다.

환경이 몸 밖의 보조 장치가 된다

차가운 물은 따뜻한 물보다 산소를 더 많이 품는다. 남극해의 낮은 온도와 높은 산소 농도는 혈장이 이용할 수 있는 외부 저장 조건을 만든다. 그렇지만 바다는 심장을 대신하지 않는다. 외부 조건과 내부 보상이 동시에 있어야 결손이 생존 가능한 범위에 머문다.

Related Concepts: 환경 의존적 생리 — 어떤 결손의 비용은 시스템 내부만이 아니라 주변 매질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진화는 먼저 빼고 나중에 수습할 수 있다

헤모글로빈 유전자 군집의 삭제는 ‘큰 심장을 만들기 위한 계획’이 아니었다. 유전자 손실 뒤에도 살아남은 혈통에서 순환계의 보상이 축적되었다. 현재 함께 보이는 특징들을 처음부터 하나의 목적을 가진 패키지로 읽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 Concepts: 유전자 상실과 사후 보상 — 원인, 허용 조건, 후속 보상을 분리해 보는 진화적 관점.

Twist

처음에는 헤모글로빈을 없앤 물고기가 불필요한 부품을 덜어 낸 극단적 미니멀리즘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그림은 반대다. 산소를 조밀하게 싣는 단백질 하나가 사라지자 심장, 혈액량, 모세혈관과 순환 속도가 커졌다. 부품 목록은 짧아졌지만 시스템의 물리적 부담은 넓게 퍼졌다.

따라서 단순함은 부품 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고성능 운반체가 사라진 자리를 유량과 공간이 메우면, 눈에 띄는 핵심은 줄어도 주변 장치는 커진다. 삭제는 복잡성을 없애지 않고 다른 층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무색 혈액도 목적이라기보다 결과다. 이 물고기는 숨기 위해 피를 투명하게 만든 것이 아니다. 산소 운반 분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붉은색이 사라졌고, 생존의 문제는 색이 아니라 낮아진 운반 능력을 어떻게 감당하느냐였다. 가장 놀라운 외형은 가장 중요한 기능 변화의 그림자다.

Core Question

헤모글로빈이라는 고밀도 운반체를 잃자 더 큰 심장, 더 많은 혈액, 더 넓은 모세혈관으로 산소 전달을 유지한다면, 기능은 한 부품의 성질일까 그 부품의 결손을 떠안은 몸 전체의 규모일까?

Hito Steyerl, How Not to Be Seen: A Fucking Didactic Educational .MOV File (2013)

공통점: Steyerl의 영상과 남극 빙어류는 모두 ‘보이지 않음’을 단일 표면의 성질이 아니라 더 큰 시스템의 조건으로 읽게 한다.

결정적 차이: Steyerl은 픽셀보다 작아지기, 화면 밖으로 밀려나기, 사회적 범주에 의해 지워지기 같은 이미지 체제의 가시성 전략을 풍자한다. 빙어류의 무색 혈액은 은폐 전략이 아니라 헤모글로빈 상실의 부산물이며, 그 대가는 순환계 전체가 떠안는다.

질문을 선명하게 하는 점: 어떤 요소가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우리는 제거된 것만 보는가, 아니면 그 부재를 유지하기 위해 커진 기반시설까지 보는가? MoMA 작품 정보

Contrast Case — 붉은 피를 가진 남극 노토테니오이드

같은 차가운 바다에 사는 가까운 친척 다수는 헤모글로빈을 유지한다. 이들은 산소를 농축해 운반하므로 빙어류처럼 네다섯 배의 심박출량을 요구하지 않는다. 같은 환경이 곧 같은 해법을 뜻하지 않으며, 빙어류의 구조를 추위가 만든 필연적 최적화로 읽을 수 없게 한다.

Further Reading

  1. When bad things happen to good fish: the loss of hemoglobin and myoglobin expression in Antarctic icefishes — 무색 혈액과 커진 심장·혈액량·모세혈관을 종합한 생리학 리뷰다.
  2. Hemoglobin-Gene Cluster Deletions in Antarctic White-Blooded Icefishes — 2025년 연구가 두 유전자 군집의 독립적 삭제 기전을 비교한다.
  3. Cold-Driven Hemoglobin Evolution in Antarctic Notothenioid Fishes — 빙어류 이전 단계의 헤모글로빈 다양성과 저온 적응 역사를 추적한다.
  4. Vascular Expression of Hemoglobin Alpha in Antarctic Icefish Supports Iron Limitation as Novel Evolutionary Driver — 철 제한 가설과 남은 알파글로빈 조각의 발현을 검토한다.
  5. Tracking the evolutionary loss of hemoglobin expression by the white-blooded Antarctic icefishes — 헤모글로빈 발현 상실의 계통적 경로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