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비아의 건조한 땅에서 가시가 촘촘한 후디아 줄기 여러 개가 자라고 있다
사진 속 식물은 혼자 서 있지만, 그 효능으로 가는 길은 식물과 공동체의 오랜 사용 지식, 연구실과 특허, 계약과 시장을 차례로 통과했다. Hans Stieglitz · Hoodia gordonii, Farm Wilsonfontein, Karibib · 21 April 1994 · Wikimedia Commons · CC BY-SA 3.0 · 3000×1969. 사진은 후디아의 형태와 건조한 서식 환경을 보여 주지만 San의 채집·사용, 지식 전승, P57 분리, 특허 소유, 협상과 실제 이익 분배는 보여 주지 않는다.

Artifact

남아프리카의 San 공동체는 긴 사냥과 이동 중에 후디아(Hoodia gordonii)를 먹어 배고픔과 갈증을 견디는 법을 오래 사용해 왔다. 이 지식은 “어떤 식물이 먹을 만한가”라는 이름표 하나가 아니다. 어느 종을, 어느 상태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관한 반복된 현장 판단이다. 연구실이 수천 종의 식물을 무작위로 훑는 대신 후디아를 조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누군가가 그 길을 걸어 왔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 과학산업연구위원회(CSIR)는 후디아에서 식욕 억제 가능성과 연결된 P57 계열 성분을 분리하고 특허를 확보했다. 이후 상업 개발권은 제약회사들로 이어졌다. 그러나 공식 사례 연구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듯 초기 연구·특허·라이선스 과정에는 San의 사전 동의와 협상이 없었다. 과학적 “발견”은 새 분자를 규명한 순간으로 기록됐지만, 그 분자를 찾게 한 오래된 지식의 주체는 거래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협상 상대가 됐다.

2003년 CSIR와 San 대표 조직은 이익공유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San은 CSIR가 받는 개발 단계별 지급금의 8%, 로열티의 6%를 받도록 했고, 이를 관리할 San Hoodia Benefit Sharing Trust가 만들어졌다. 첫 지급금 50만 랜드는 상징적으로 컸다. 하지만 특허와 관련 지식재산은 CSIR에 남았고 San은 공동소유자가 아니었다. 더 결정적인 제약은 공동체의 몫이 제품의 성공적인 상업화에 매여 있었다는 점이다.

Observation

이 사례를 “지식을 훔쳤다가 돈으로 갚았다”는 한 문장으로 줄이면 두 번 놓친다. 첫째, 2003년 계약은 실제 제도적 전환이었다. San을 전통지식의 출처로 인정하고 공동체 차원의 신탁을 통해 수익을 나누려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선례가 됐다. 둘째, 퍼센트가 생겼다고 권력까지 나뉜 것은 아니었다. 연구의 시작, 특허의 소유, 개발 중단, 허가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통제는 서로 다른 권한이다.

허가된 제품이 시장에 나와 수익을 내야 로열티의 6%가 의미를 갖는다. 개발사가 효능·안전성 문제로 사업을 중단하면 큰 비율도 0에 가까워진다. 한편 계약 밖의 후디아 보충제가 시장에 쏟아지면 공동체의 이름과 지식은 제품을 파는 표지가 되지만 그 판매는 약속한 경로를 우회할 수 있다. “이익공유”는 이익이 발생하는 통로를 누가 통제하는지까지 묻지 않으면 약한 권리가 된다.

Multiple Lenses

지식은 답보다 탐색 공간을 줄이는 장치다

연구실은 P57을 분리하고 구조와 작용을 검증했다. 이것은 전통 사용과 다른 종류의 새 지식이다. 그러나 San의 지식은 실험 결과의 조잡한 예고편이 아니라, 막대한 탐색 공간을 후디아라는 후보로 압축한 선행 인프라였다. 발견의 저자성을 “마지막으로 분자를 본 사람”에게만 주면 연구 경로를 가능하게 한 지식은 배경으로 사라진다.

동의·소유·수익은 서로 대체되지 않는다

사전 동의는 연구를 시작해도 되는지 결정할 권리다. 공동소유는 특허와 라이선스에 관여할 권리다. 로열티는 거래가 성공했을 때 돈을 받을 권리다. 셋 중 하나가 있다고 나머지가 자동으로 생기지 않는다. Hoodia 계약은 수익 배분을 만들었지만 특허 공동소유를 만들지 않았고, 사전 동의는 이미 지나간 뒤에 협상됐다.

퍼센트보다 분모가 중요하다

“6% 로열티”는 공정해 보이는 숫자다. 그러나 CSIR가 실제로 받는 로열티가 분모이고, 그 값은 개발 성공·라이선스 구조·집행 가능성에 달려 있다. 공동체가 시장 진입, 회계 정보, 무단 제품 단속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높은 비율도 불안정하다. 공정성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수익이 생기고 보이고 분배되는 전체 회로의 설계다.

Twist

이 이야기의 역전은 전통지식이 현대 과학보다 먼저 “정답을 알고 있었다”는 데 있지 않다. San의 사용 경험만으로 P57의 분자 구조나 임상적 효능이 증명된 것은 아니다. 반대로 실험실이 분자를 분리했다고 해서 연구가 지식의 출처와 무관하게 처음부터 시작된 것도 아니다. 두 지식은 같은 일을 하지 않지만, 한쪽이 다른 쪽으로 가는 비용과 방향을 크게 바꿨다.

더 큰 반전은 성공적인 이익공유 계약이 실패한 제품을 구해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Hoodia 사례는 계약 이전의 배제와 계약 이후의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 준다. 공동체가 “수익의 일부를 받을 사람”으로만 들어오면, 개발이 중단되는 순간 관계도 멈춘다. 공동연구, 보전, 재배, 데이터 접근, 라이선스 결정, 비금전적 역량과 같은 권한이 함께 설계돼야 지식의 출처가 시장의 결과와 무관하게 남는다.

그래서 이 사례는 보상 문제에서 거버넌스 문제로 이동한다. 질문은 “몇 퍼센트를 줄 것인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누가 연구를 허용하고, 누가 특허를 소유하며, 누가 제품과 표시를 감시하고, 상업화가 실패해도 어떤 지식·시설·권한이 공동체에 남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Core Question

공동체가 여러 세대에 걸쳐 사용해 온 식물 지식이 연구기관의 성분 분리와 특허로 이어졌다면, 발견의 권리와 이익은 새로운 분자를 규명한 사람과 그 분자로 가는 길을 오래 알고 있던 사람 사이에 어떻게 나뉘어야 할까?

SUPERFLEX는 브라질 아마존 Maués의 과라나 농민 협동조합과 긴 대화를 거쳐 농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음료와 브랜드를 만들었다. 다국적 구매 카르텔이 원료 가격을 80% 낮춘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작품은 병·광고·공장·유통뿐 아니라 농민의 자기조직화 전체를 매체로 삼았다. Hoodia 계약이 이미 만들어진 특허·라이선스 회로의 끝에 공동체 몫을 붙였다면, Guaraná Power는 가치 사슬의 설계와 표상에 생산자가 처음부터 들어오는 대비를 만든다. 물론 예술 프로젝트가 의약품 개발의 규제·위험을 그대로 해결하지는 않지만, “수익을 나누는가”보다 “상품과 의사결정을 누가 함께 만드는가”를 먼저 묻게 한다.

Nkanga는 광물이 채굴지에서 산업 공정을 거쳐 반짝이는 소비재가 되는 이동을 사진·영상·직물·사물로 추적한다. 소비자가 보는 매끈한 표면에서 광산과 노동이 지워지듯, P57이라는 이름과 다이어트 제품의 표면에서는 후디아를 알아본 공동체와 건조지 생태가 지워질 수 있다. 이 작품은 지식과 물질의 출처를 제품 뒤에 다시 연결하는 렌즈를 제공한다.

Contrast Case — Ursula Biemann & Paulo Tavares, Forest Law (2014)

Forest Law는 에콰도르 아마존의 숲과 Shuar·Sarayaku 공동체가 법적 사건 속에서 자연의 권리와 영토를 주장하는 장면을 두 채널 영상과 지도적 조사로 구성한다. 이 대비는 공동체를 자원의 수익 수령자가 아니라 살아 있는 영토의 법적·지식적 행위자로 본다. Hoodia를 개별 성분과 로열티로만 자르면 식물의 서식지, 채집 규범과 공동체 권한이 계약 바깥으로 밀려난다는 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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