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niz de Pasto · 식물 수지를 삶고 씹고 늘여 색유리 같은 조각으로 붙이는 콜롬비아의 표면 기술

검은 바탕 위에 붉은 꽃과 금빛 새, 초록 잎 무늬가 빽빽하게 붙은 Pasto varnish 나무 상자
검은 상자의 면과 모서리를 따라 반투명한 색 조각들이 이어지며, 평평한 그림과 얇은 물질층 사이의 표면을 만든다. Wikichasqui · 2009 · Source · CC BY-SA 3.0 · 2,576×1,716 · 완성된 상자는 보이지만 숲의 수지 채취, 삶기와 씹기, 두 사람이 막을 늘이는 동작, 가열한 나무에 붙이는 과정과 겹층의 두께는 사진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Artifact

콜롬비아 남서부의 barniz de Pasto는 이름에 ‘varnish’가 들어가지만 액체 칠을 붓으로 바르는 기술과 다르다. Putumayo의 숲에서 채취한 mopa-mopa 수지를 불순물이 빠질 때까지 씻고 물에 삶은 다음, 장인은 그것을 씹고 반죽해 탄력 있는 덩어리로 만든다. 색소도 이때 수지 안으로 섞인다.

부드러워진 수지는 한 사람의 손바닥만 한 덩어리에서 얇은 막으로 바뀐다. 전통적으로 두 장인이 서로 마주 보고 손과 이빨로 잡아당겨, V&A가 clingfilm에 비유할 만큼 얇고 넓은 sheet를 만든다. 막은 식은 뒤에도 색을 품은 하나의 재료로 남는다.

장인은 이 막을 꽃, 동물, 기하 무늬의 작은 조각으로 자른다. 나무 표면을 데우면 수지가 다시 부드러워지고, 조각은 접착제 없이 표면에 눌러 붙는다. 반투명 조각을 겹치거나 아래에 은박을 놓으면 색은 안료 하나가 아니라 겹층과 반사의 결과가 된다.

Observation

Hero의 상자는 무늬가 나무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모서리에서 끊기지 않는다. 붉은 꽃과 새, 잎은 평면 이미지지만, 빛을 받는 방식은 얇은 껍질에 가깝다. 색은 표면을 가리는 불투명한 막이 아니라 아래의 검은 바탕과 겹쳐 보이는 반투명 층이다.

완성품만 보면 정교한 채색으로 오해하기 쉽다. 실제 공정에서는 붓끝보다 수지의 온도, 두 사람 사이의 장력, 이빨과 손이 잡는 위치, 막의 두께가 먼저 무늬의 가능성을 정한다. 너무 두꺼우면 세밀하게 자르기 어렵고, 너무 식으면 늘어나거나 붙지 않는다.

사진에는 제작자의 몸이 사라져 있다. 그러나 표면의 균일한 얇음은 수지를 양쪽에서 당긴 거리와 힘의 흔적이고, 작은 색 조각의 경계는 늘인 막을 다시 분해해 배열한 기록이다. 완성된 상자는 이미지인 동시에 한때 두 사람 사이에 펼쳐졌던 막의 잔해다.

Multiple Lenses

재료의 렌즈

색은 나무 위에 따로 놓인 안료가 아니라 수지 안에 반죽된다. 이미지의 최소 단위는 붓자국이 아니라 색을 가진 얇은 물질 조각이다.

몸의 렌즈

손만으로는 큰 막의 장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빨까지 도구가 되고 두 사람의 거리가 막의 크기와 두께를 정한다. 제작자의 몸은 표면을 묘사하기보다 표면 자체를 생산한다.

겹침의 렌즈

반투명 수지는 아래 바탕, 은박, 다른 색 조각과 겹쳐 최종 색을 만든다. 보이는 색은 한 층의 속성이 아니라 여러 층을 통과한 빛의 관계다.

번역의 렌즈

숲의 leaf bud에서 나온 수지는 삶기·씹기·늘이기·자르기·가열 접착을 거치며 장식 표면으로 번역된다. 같은 물질이 덩어리, 막, 조각, 피부의 역할을 차례로 맡는다.

보존의 렌즈

오래된 mopa-mopa 층은 취성과 균열을 얻는다. 복원은 그림의 색만 맞추는 일이 아니라 나무와 함께 움직여 온 얇은 수지층의 물성을 다루는 일이다.

Twist

Barniz de Pasto의 무늬는 칠해서 생기지 않는다. 색을 품은 수지를 먼저 한 장의 막으로 만든 다음 그것을 잘라 나무 위에 다시 조립한다. 이미지가 표면 위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의 조각들이 표면의 새 층을 이룬다.

더 묘한 점은 막이 두 번의 반대 운동을 거친다는 것이다. 수지 덩어리는 가능한 한 넓고 연속적인 sheet로 늘어나지만, 장식이 되려면 다시 작은 조각으로 분해되어야 한다. 연속적인 피부를 만든 뒤 잘게 나누어야 비로소 하나의 무늬가 완성된다.

그래서 이 공정에서 그림과 껍질은 분리하기 어렵다. 무엇을 보여 주는가와 무엇으로 덮는가가 같은 조각 안에 있다. 나무는 이미지를 지지하는 바탕에 머물지 않고, 열을 받아 수지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복합 표면이 된다.

Core Question

붓으로 그리지 않고 색을 섞은 식물 수지를 손과 이빨로 얇은 막까지 늘여 조각조각 붙인다면, 무늬는 나무 위에 그려진 이미지일까 나무가 새로 입은 표면일까?

Doris Salcedo, Atrabiliarios (1992–2003)

공통점: Salcedo는 사라진 사람들의 신발을 벽 속 벽감에 넣고 반투명한 동물성 막을 수술용 실로 봉합한다. 대상은 막 뒤에서 완전히 드러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mopa-mopa 역시 반투명한 유기 물질층이 아래의 나무와 겹치며 보이는 표면을 만든다.

결정적 차이: Atrabiliarios의 막은 접근을 막고 부재를 흐릿하게 보존하는 경계다. Barniz de Pasto의 막은 잘리고 겹쳐져 적극적인 색과 형상을 생산하며 나무에 밀착한다.

질문을 선명하게 하는 점: 얇은 막은 이미지를 가리는 장벽인가, 이미지를 발생시키는 재료인가? SFMOMA

Contrast Case — 액체 urushi의 반복 도포

Urushi lacquer는 액체 수액을 붓으로 얇게 바르고 습도 속에서 경화시키는 층의 축적이다. Mopa-mopa는 먼저 고체성 수지를 씹고 늘여 sheet로 만든 뒤 잘라 붙인다. 둘 다 ‘lacquer’라 불리지만 하나는 흐르는 막이 굳고, 다른 하나는 이미 만들어진 막이 조각되어 표면이 된다.

Further Reading

  1. UNESCO, “Traditional knowledge and techniques associated with Pasto Varnish mopa-mopa” — 채취·목공·장식의 세 직능과 2020년 긴급보호목록 등재 맥락을 설명한다.
  2. Victoria and Albert Museum, “Box of mysteries” — 수지를 삶고 씹고 색을 반죽한 뒤 손과 이빨로 얇은 sheet까지 늘여 가열한 나무에 붙이는 공정을 소개한다.
  3. Burgio et al., “Mopa Mopa and Barniz de Pasto at the Victoria and Albert Museum” — V&A 소장품의 재료, 겹층, 안료와 보존 상태를 과학 분석으로 조사한다.
  4.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Chest, Colombia (Pasto)” — 반투명 수지를 얇게 늘이고 잘라 겹쳐 만든 17–18세기 상자의 표면과 도상을 보여 준다.
  5. Smithsonian Research, “Mopa mopa: scientific analysis and history” — Pasto 장인과 Inka qero에 쓰인 Elaeagia 수지의 역사와 화학적 식별을 연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