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ericord

접이식 좌석과 조각 장식이 있는 15세기 프랑스 참나무 성가대석
좌석을 내리면 의자이고, 올리면 아래쪽의 작은 받침이 서 있는 몸을 지탱한다. 장식과 신체 보조 장치는 같은 면에 놓여 있다. French choir stalls · 15th century · oak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16.32.15 · Public Domain · Source

Artifact

중세 교회의 성가대석은 단순한 긴 의자가 아니었다. 수도사와 성직자가 서로 마주 보고 앉도록 만든 좌석은 경첩으로 접혔고, 예식 중 일어서야 할 때는 위로 올라갔다. 그 순간 좌석 밑면의 좁은 선반 같은 돌출부가 몸 뒤에 놓였다.

이 돌출부가 **미제리코드(misericord)**다. 이름은 ‘자비’를 뜻하는 라틴어 misericordia에서 왔다. 겉으로는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엉덩이나 허리를 살짝 기대어 긴 성무일과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규칙을 없애지 않고, 몸이 규칙을 견딜 수 있도록 가구가 작은 예외를 제공한 셈이다.

그런데 이 은밀한 받침에는 종종 성인보다 괴물, 잡종 동물, 일상의 노동, 우화, 풍자와 외설적인 장면이 새겨졌다. 뉴욕 Met의 15세기 프랑스 성가대석 설명은 미제리코드에 기괴하고 상상적이며 때로는 외설적인 인물이 흔하다고 적는다. 그것이 세속의 위험을 경고한 것인지, 성서와 신학에 대한 논평인지, 중세의 유머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갈린다.

Ripon Cathedral의 34개 미제리코드는 1489–1494년에 제작됐고, 서로 목을 무는 쌍두룡이나 그리핀이 토끼를 붙잡는 장면처럼 현실의 동물과 환상이 뒤섞인 작은 세계를 품고 있다. 조각은 예배 공간에서 추방된 이미지가 아니었다. 예배를 계속하게 하는 신체 장치의 표면에 들어가 있었다.

Observation

좌석은 두 자세 사이에서 기능을 바꾼다

좌석을 내리면 몸 전체를 받치는 의자다. 올리면 넓은 앉는 면은 사라지고, 미제리코드가 서 있는 몸을 부분적으로 받친다. 같은 목재가 ‘앉기’와 ‘서 있기’라는 서로 다른 규칙을 경첩 하나로 중재한다.

자비는 규칙의 반대가 아니라 규칙의 지속 장치다

미제리코드는 예식 중 서 있어야 한다는 요구를 공식적으로 폐기하지 않는다. 대신 피로한 몸이 자세를 오래 유지하도록 하중을 분산한다. 예외는 규칙 밖의 일탈이 아니라 규칙을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내부 부품이 된다.

그림은 숨겨졌다가 기능과 함께 나타난다

좌석을 내리면 조각은 아래를 향하거나 가려진다. 좌석을 올려 받침을 사용할 때 밑면의 이미지도 드러난다. 가시성과 기능은 따로 켜지지 않는다. 몸을 지탱하는 상태가 곧 그림을 여는 상태다.

성스러운 공간은 세속적 이미지를 배제하지 않고 아래에 배치한다

괴물과 농담은 제단의 중심을 차지하지 않지만 성가대석의 밑면에서 사라지지도 않는다. 주변부는 중심의 반대편이 아니라, 공식 이미지 체계가 담기 어려운 생활과 웃음과 불안을 수용하는 다른 층이 된다.

Multiple Lenses

몸 — 자세는 의지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기도하는 몸의 곧은 선 뒤에는 피로를 나눠 받는 작은 목재 선반이 있었다.

Related Concepts

  • Ergonomics — 도구와 환경을 사람의 신체 능력과 한계에 맞추는 설계
  • Posture — 몸의 부분들이 중력과 활동에 맞춰 이루는 배치

규칙 — 예외가 규칙을 무너뜨리지 않고 지탱할 때

형식상 서 있으면서 실제 하중은 덜 수 있다. 제도는 종종 금지와 허용 사이에 보이지 않는 받침을 만든다.

Related Concepts

  • Dispensation — 규범을 유지하면서 특정 조건에 적용 예외를 허용하는 방식
  • Accommodation — 동일한 참여를 가능하게 하도록 환경이나 절차를 조정하는 일

인터페이스 — 경첩이 두 개의 사용 상태를 만든다

미제리코드는 독립된 물건이라기보다 좌석이 올라갔을 때만 작동하는 두 번째 인터페이스다.

Related Concepts

  • Affordance — 물체의 형태가 사용자에게 가능하게 하거나 암시하는 행동
  • Hinge — 두 부품이 제한된 축을 따라 움직이게 하는 결합 장치

이미지 — 주변부는 중심에서 밀려난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괴물은 성당 밖에 있지 않았다. 공식 장식의 아래쪽, 몸과 가구가 만나는 면에 있었다.

Related Concepts

  • Grotesque — 중세 건축과 가구의 가장자리에서 나타난 기괴하고 유머러스한 형상
  • Marginalia — 본문이나 중심 이미지의 가장자리에서 다른 서사를 여는 그림과 주석

노동 — 익명의 조각가는 사용자의 몸과 시선을 함께 설계했다

조각은 감상용 패널에 붙은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접히고 기대는 가구에 새겨졌다. 도상과 내구성과 하중이 하나의 제작 문제였다.

Related Concepts

  • Wood carving — 참나무 성가대석에 기능 구조와 서사를 함께 새긴 제작 기술
  • Choir stall — 성무일과의 자세와 동선을 조직하는 교회 가구

Twist

미제리코드를 ‘성당 아래 숨은 불온한 농담’이라고만 읽으면 매력적이지만 불충분하다. 조각의 뜻이 하나로 합의돼 있지 않고, 모든 형상이 종교 권위에 대한 저항을 뜻한다는 증거도 없다. 어떤 것은 도덕적 경고일 수 있고, 어떤 것은 성서 해설, 장인의 유머, 익숙한 우화였을 수 있다.

더 중요한 반전은 이미지의 내용보다 이미지가 놓인 장치에 있다. 미제리코드는 예배의 엄격함을 몰래 깨뜨리는 가구이면서, 바로 그 엄격한 자세를 더 오래 유지하게 하는 가구다. 예외와 복종은 서로 반대가 아니라 같은 목재 표면의 두 기능이 된다.

그리고 괴물 조각은 기능 없는 장식이 아니다. 좌석이 올라가 받침이 작동할 때 함께 드러나며, 사용자의 몸은 그 조각 가까이에 기대거나 일부를 가린다. 이 이미지는 멀리서 정면으로 감상하기보다 사용되는 동안 나타나고 몸으로 완성되는 주변부다.

Core Question

기도의 자세를 완화하는 받침에 괴물과 농담을 새겼다면, 그 조각은 예배의 바깥에 있었을까 예배를 지속시키는 장치 안에 있었을까?

《Luttrell Psalter》 — 익명의 영국 필사화가들, 1325–1340

공통점

라틴어 기도문을 담은 《Luttrell Psalter》의 여백에도 인어, 잡종 동물, 원숭이와 일상 노동 같은 이미지가 나타난다. 미제리코드처럼 성스러운 텍스트나 의례의 중심 가까이에 기괴하고 세속적인 두 번째 세계를 둔다.

결정적 차이

필사본의 여백은 페이지를 펼친 독자의 시선에 의해 활성화된다. 미제리코드의 조각은 좌석을 올리고 서 있는 몸이 받침을 사용할 때 기능과 함께 나타난다. 하나는 읽기의 가장자리이고, 다른 하나는 자세를 유지하는 가구의 밑면이다.

질문 강화

중심의 권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주변부가 다른 상상력을 품을 수 있다면, 그 주변부는 허용된 탈출구일까 중심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조건일까?

Source — British Library, Add MS 4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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