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ürchwitzer Milbenkäse

나무 상자 안의 갈색 가루 위에 손가락 길이의 짙은 갈색 치즈 덩어리들이 놓여 있고 표면이 미세한 알갱이로 덮인 모습
뷔르히비츠식 밀벤케제가 숙성 상자 안에 놓인 모습. 갈색 가루처럼 보이는 바닥과 치즈 표면에는 치즈진드기와 먹이로 준 호밀가루가 함께 움직인다. BerlinUndDieWelt · 2012 · 2304×3456 · CC BY-SA 4.0 · Source

Artifact

나무 상자를 열면 갈색 가루가 깔려 있다. 그 위에는 손가락만 한 치즈 덩어리들이 놓여 있다. 조금 기다려 보면 가루 전체가 미세하게 움직인다. 그것은 양념도 곰팡이도 아니다. 수백만 마리의 치즈진드기다.

독일 작센안할트주의 뷔르히비츠에서는 말린 쿼크에 소금, 캐러웨이와 말린 엘더꽃을 섞어 작은 원통과 배 모양으로 빚는다. 제작자는 이것을 살아 있는 진드기 무리 속에 넣고 약 석 달 이상 숙성한다. 완성된 밀벤케제(Milbenkäse)의 갈색 표면에는 진드기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껍질과 함께 먹는다.

Observation

밀벤케제의 진드기는 우연히 침입한 뒤 제거되지 못한 해충이 아니다. 현미경 연구는 이 치즈에 의도적으로 접종되는 종을 Tyrolichus casei로 동정했다. 진드기는 치즈 표면을 갉고 분비물을 남기며 숙성을 바깥에서 안쪽으로 진행시킨다.

그러나 제작자가 상자를 닫아 두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 상자를 환기하고 치즈를 뒤집는다. 진드기에게 호밀가루도 준다. 진드기가 너무 적으면 숙성이 진행되지 않지만, 너무 배고프면 치즈를 지나치게 먹어 버린다. 치즈를 만드는 일은 생물을 제거하는 위생과 생물을 풀어놓는 방임 사이에서, 진드기의 먹이와 밀도와 시간을 계속 조절하는 일이 된다.

해충에게 월급을 줄 때

치즈를 갉아먹는 생물에게 왜 따로 먹이를 주어야 할까?

호밀가루는 치즈의 재료라기보다 진드기의 보조 식량이다. 제작자는 진드기가 일하지 못할 만큼 굶기지도 않고, 상품을 전부 소비할 만큼 치즈에 집중하게 두지도 않는다. 작업자를 고용하면서 동시에 작업 대상에서 떼어 놓기 위해 급여를 주는 셈이다.

이 관계에서 진드기는 도구처럼 정확히 명령받지 않는다. 온도와 습도, 먹이와 치즈의 단단함에 따라 활동 속도가 달라진다. 제작자는 결과를 직접 조각하기보다 진드기가 어느 정도 먹고 움직일 수 있는 작은 생태계를 관리한다.

향이 치즈 밖에서 들어올 때

치즈의 향을 만든 것이 우유가 아니라 진드기의 방어 행동이라면, 그 향은 누구의 것일까?

밀벤케제에는 흔히 레몬을 떠올리게 하는 향이 난다. 연구자들은 치즈진드기의 분비샘에서 레몬 오일 성분인 네랄(neral)을 확인했다. 진드기 없이 숙성한 치즈의 휘발성 성분에서는 이 물질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향은 우유 속에 잠재해 있던 맛이 발효로 드러난 것만은 아니다. 작은 동물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내놓은 화학물질이 사람에게는 지역 특산품의 풍미가 된다. 진드기의 생존 신호와 인간의 미각이 같은 분자를 서로 다른 의미로 읽는다.

오염이 공정이 되는 상자

같은 진드기가 창고에서는 오염이고 이 상자에서는 제작자라면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저장 식품에서 진드기는 흔히 품질 저하와 알레르기 위험 때문에 제거 대상이 된다. 하지만 밀벤케제와 미몰레트 같은 일부 치즈에서는 특정 진드기를 의도적으로 사용한다. 생물의 몸만 보아서는 해충과 숙성 보조자를 구분할 수 없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관계의 경계다. 어떤 종을 들였는지, 무엇을 먹였는지, 얼마나 증식하게 두었는지, 치즈를 언제 뒤집고 꺼냈는지, 최종 식품을 어떻게 검사했는지가 함께 공정을 만든다. 오염숙성은 생물의 고정된 속성이라기보다 관리 가능성과 기대한 결과를 둘러싼 판정이다.

제작자를 함께 먹을 때

음식을 만든 생물이 완성품 위에 살아 있다면, 그것은 도구일까 재료일까?

빵의 효모와 치즈의 유산균도 음식을 만들지만 대개 눈에 보이지 않는다. 밀벤케제의 진드기는 표면에서 움직이고, 껍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치즈와 함께 입으로 들어간다. 작업자와 제품을 분리하는 선이 마지막까지 닫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진드기를 단순한 첨가물이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진드기는 치즈를 바꾸는 동안 먹고 번식하며 방어한다. 사람은 그 활동을 이용하지만 완전히 대신할 수 없다. 최종 음식은 인간의 레시피와 비인간 생물의 생활사가 잠시 같은 방향으로 겹친 결과다.

Twist

진드기 치즈를 ‘벌레를 넣은 별난 음식’이라고만 보면, 진드기는 기괴한 재료 하나로 줄어든다. 실제 공정에서 중요한 것은 진드기의 존재보다 진드기가 너무 적지도 많지도 않게 살아가도록 유지하는 관계다.

제작자는 오염을 완전히 제거해 안전을 얻지 않는다. 반대로 자연에 맡겼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상자, 습도, 환기, 뒤집기와 호밀가루로 작은 침입을 반복 가능한 숙성 공정으로 만든다. 이 치즈에서 위생은 생명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어떤 생물이 어떤 범위에서 무엇을 하도록 허용할지 계속 판독하는 기술이다.

Core Question

같은 진드기가 어떤 치즈에서는 오염이고 다른 치즈에서는 숙성의 주체라면, 음식의 경계는 생물에 있을까 관리되는 관계에 있을까?

《Life Is Cheap》 — 아니카 이, 2017

공통점

아니카 이는 박테리아를 배양한 한쪽 디오라마와 개미 군집을 둔 다른 디오라마를 전시장 안에 만들었다. 밀벤케제의 상자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거나 혐오 대상으로 분류되던 생물을 통제된 환경 안에서 활동하게 하고 냄새와 물질 변화를 작품의 일부로 삼는다.

결정적 차이

《Life Is Cheap》의 생물권은 관객이 인간의 감각과 사회적 편견을 다시 보도록 압박하는 전시 장치다. 밀벤케제의 진드기는 감상을 위해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먹이를 받고 치즈를 바꾸며, 마지막에는 완성품과 함께 소비될 수 있다. 하나는 비인간 생물을 바라보는 틀을 흔들고, 다른 하나는 비인간 생물과 맺은 관리 관계를 실제 음식으로 만든다.

질문 강화

생물을 협력자라고 부르는 순간은 그 생물이 창의적이기 때문일까, 인간이 그 활동을 원하는 결과 안에 안정적으로 배치했기 때문일까?

참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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