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toscope

검은 금속 몸체 위에 눈을 대는 후드와 옆으로 돌리는 손잡이가 달린 뮤토스코프가 박물관 바닥에 서 있는 모습
핀란드 루프리키 미디어박물관의 뮤토스코프. 관람자는 위쪽 후드에 눈을 대고 옆 손잡이를 돌려 내부의 사진 카드를 한 장씩 넘긴다. Outi Penninkangas · Rupriikki Media Museum, Tampere · 2013 · CC BY-SA 3.0 · Source

Artifact

검은 금속 통 위에 눈을 대는 작은 후드가 붙어 있다. 옆에는 손바닥 크기의 손잡이가 하나 나와 있다. 동전을 넣고 후드 안을 들여다보며 손잡이를 돌리면, 통 속에서 종이 카드가 빠르게 튕겨 지나간다. 권투 선수가 주먹을 뻗고, 무용수가 몸을 돌고, 짧은 희극의 인물이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난다.

손을 멈추면 배우도 즉시 멈춘다. 천천히 돌리면 동작은 끊어지고, 빠르게 돌리면 몸은 서두른다. 뒤에 줄 선 사람은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같은 속도로 보지 않는다. 이 영화에는 상영기가 정한 시간이 없다.

Observation

뮤토스코프(Mutoscope)는 허먼 캐슬러가 1894년에 출원하고 1895년에 특허를 받은 개인용 동영상 관람 장치다. 수백 장의 연속 사진을 두꺼운 카드에 인쇄해 금속 축 둘레에 방사형으로 고정한다. 손잡이를 돌리면 카드 가장자리가 금속 걸쇠에 잠시 붙잡혔다가 한 장씩 튕겨 내려가며, 후드 안의 관람자에게 플립북 같은 움직임을 만든다.

스미스소니언은 이 장치가 셀룰로이드 필름 대신 금속 코어에 꽂은 카드 묶음을 사용해 에디슨의 영화 특허와 다른 경로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1895년 설립된 아메리칸 뮤토스코프 회사는 장치와 상영물을 함께 제작했고, 뮤토스코프는 극장식 투사가 보편화된 뒤에도 오락실과 유원지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살아남았다.

손이 프레임 속도가 될 때

손잡이를 돌리는 속도가 달라지면 같은 영화는 어디까지 같은 작품일까?

현대의 동영상은 초당 프레임 수와 재생 시간이 파일에 들어 있다. 뮤토스코프의 카드에는 순서만 기록되어 있다. 카드가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는 관람자가 정한다. 동작을 되감지는 못하지만, 특정 장면 앞에서 속도를 늦추거나 갑자기 가속할 수 있다. 재생은 이미 만들어진 시간을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이미지의 순서를 손으로 시간화하는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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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한 사람의 얼굴을 요구할 때

같은 장면을 함께 볼 수 없다면 영화는 여전히 집단 매체일까?

뮤토스코프의 화면은 벽에 투사되지 않는다. 한 사람이 후드에 얼굴을 가까이 대야만 열린다. 옆 사람은 관람자의 등을 보고 기다릴 뿐 장면을 공유할 수 없다. 초기 영화는 처음부터 어두운 극장과 동시에 웃는 관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개인용 관람기와 줄 서기, 동전 투입, 짧은 독점 시간이 영화 경험의 한 계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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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가 움직임을 저장할 때

움직임은 카드 한 장에 있을까, 카드 사이의 빈틈에 있을까?

각 카드에는 정지한 몸 하나만 인쇄되어 있다. 움직임은 어느 카드에도 완성되어 있지 않다. 이전 이미지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다음 이미지가 들어오는 짧은 간격을 눈과 뇌가 이어 붙일 때 몸이 움직인다. 특허 도면에서 중요한 부품은 그림을 만드는 렌즈보다 카드 끝을 잠시 붙잡았다 놓는 걸쇠다. 장치는 이미지를 보여 주는 동시에, 이미지가 사라지는 리듬을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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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영사기 일부가 될 때

기계를 작동시키는 사람이 동시에 관객이라면 상영의 저자는 누구일까?

극장에서는 영사기와 상영 담당자가 관객의 시간을 대신 관리한다. 뮤토스코프에서는 보는 사람이 동전을 넣고, 눈을 맞추고, 손잡이에 힘을 주어 카드 묶음을 움직인다. 손을 떼면 상영이 멈추기 때문에 관람자는 해석자이면서 모터다. 그러나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속도뿐이다. 카드의 순서와 짧은 서사는 이미 제조사가 고정해 두었다. 참여는 완전한 통제가 아니라, 정해진 경로에 자신의 리듬을 공급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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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st

뮤토스코프는 흔히 영화관 이전의 불완전한 영화 장치로 정리된다. 작은 화면, 무음, 짧은 상영물, 한 명뿐인 관객은 이후의 대형 스크린과 비교하면 모두 결핍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장치는 영화가 무엇을 고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른 답을 갖고 있었다. 장치는 이미지의 순서를 보존했지만 속도는 보존하지 않았다. 상영물은 카드 묶음으로 완성돼 있었지만, 움직임은 아직 관람자의 손을 기다렸다.

그래서 뮤토스코프의 관객은 이미 만들어진 시간을 바라보지 않는다. 자신의 힘으로 정지 사진을 움직임으로 바꾸고, 그 과정에서 배우의 몸과 장면의 지속 시간을 매번 다시 만든다. 영화의 시간은 기록물 안에도 관객 안에도 따로 있지 않다. 카드의 탄성, 걸쇠의 저항, 손잡이의 회전과 눈의 잔상이 맞물릴 때 잠깐 발생한다.

Core Question

영화의 시간이 관객의 손에서 매번 다르게 만들어진다면, 작품의 속도는 어디에 기록되어 있을까?

《The Clock》 — 크리스천 마클레이, 2010

공통점

《The Clock》과 뮤토스코프는 모두 영화의 시간을 화면 밖의 실제 시간과 연결한다. 하나는 관람자의 현재 시각을, 다른 하나는 손잡이의 현재 움직임을 재생 조건으로 사용한다.

결정적 차이

《The Clock》은 수천 개의 영화 장면을 현지 시각과 정확히 동기화해 24시간 동안 흐른다. 관객이 늦게 들어가거나 자리를 떠나도 작품의 분침은 계속 간다. 뮤토스코프는 반대로 관객이 손을 놓는 순간 시간이 멈추고, 같은 카드 묶음도 사람마다 다른 속도로 통과한다. 하나는 관객을 외부의 공통 시계에 묶고, 다른 하나는 기계의 시간을 개인의 손에 맡긴다.

질문 강화

움직이는 이미지의 시간이 작품에 속한다는 말은 프레임의 순서를 뜻할까, 그 순서를 통과하는 속도를 뜻할까?

참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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